드메이어의 최고급 라인은 다 똑같은 줄 알았으나
소테와 스킬렛의 내부 소재와 두께가 조금 달랐다


우선 소테는 총 두께 3.8mm 이고 디스크 7중 구조이다
내부는 구리와 은이 들어가 있다


스킬렛은 총 두께 4.8mm 이고 클래드 7중 구조이다
내부는 알루미늄과 알루미늄합금이 들어가 있다


나는 구리가 가장 열전도율이 좋으니까 요리에도 좋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히 스킬렛도 구리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에 여러모로 알아보면서 생각이 달라지게 되었다


조사한 수치에 약간의 오차는 있을 수 있으나 물성을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다


비열이란 단위 질량만큼의 어느 물질을 단위 온도만큼 올리는 데에 필요한 열량을 말한다
표에 써있는 J/kgK는 해당 물질 1kg의 온도를 1K 올리는 데에 필요한 열량으로 이해하면 된다
저 수치가 높을수록 온도를 올리는 데에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모든 물체가 같은 질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열용량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열용량이란 어떤 물체를 단위 온도만큼 올리는데에 필요한 열량을 말한다

간단한 예시를 들면 컵 속의 물과 욕조 속의 물은 같은 물질이어서 비열은 같을지라도 열용량은 욕조 속의 물이 훨씬 크다
따라서 컵 속의 물보다 욕조 속의 물 온도를 올리는 데에 더 큰 에너지가 들어가며
그렇게 온도가 올라간 욕조 속의 물은 동일한 온도인 컵 속의 물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갑자기 과학시간이 됐는데 이제 요리 이야기로 돌아오자
스킬렛은 측면이 벌어져있어 주로 구이,볶음 같은 건열조리에 이용된다
소테는 측면이 수직이고 주로 찜,조림 같은 습열조리에 이용된다

구이,볶음의 경우 달궈진 팬에 음식물을 넣었을 때 상대적으로 차가운 재료로 인해 팬의 온도가 내려가는데
이때 좋은 결과물을 내려면 아래의 조건 중 적어도 하나는 충족해야 한다
1. 떨어진 팬의 온도를 빠르게 다시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열전도율이 높아야 한다)
2. 애초에 팬의 온도가 조금만 떨어져야한다 (=열용량이 커야 한다)

주철팬의 열전도율이 아주 낮아도 쓰이는 이유가 열용량이 커서인데
놀랍게도 같은 무게라는 조건 하에서는 알루미늄팬의 열용량이 2배 이상 높다

어라 알루미늄팬 그거 써보니까 주철팬 느낌이 아니던데?
그건 시중에 있는 알루미늄팬들이 전부 얇은 두께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밀도가 2.7로 낮아 같은 부피일 때 적은 질량을 가지는데 얇기까지 하니 열용량이 얼마나 작겠는가?
하지만 스텐팬의 내부 소재로 쓰인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것도 엄청나게 두껍게 말이다

아틀란티스에 쓰인 알루미늄 레이어의 두께는 경쟁사 제품의 2배나 된다
따라서 무지막지한 열용량 차이를 가지게 되고 이것이 최상의 결과물을 내는 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같은 크기의 두께 4mm 주철팬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열용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훨씬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균일하게 가열된다

이제 스킬렛에 왜 알루미늄 레이어가 들어갔는지 의문이 풀렸다
그렇다면 소테는 왜 알루미늄이 아니라 구리와 은을 넣었을까?

내 생각에 소테는 무지막지한 열용량을 지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섬세한 온도 조절을 가능케 하는 빠른 반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열전도율이 높은 구리 그리고 심지어 그보다도 더 높은 은을 넣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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